2013년 12월 21일 토요일

[펌]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이 기적 - 틱낫한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이 기적

[틱낫한 지음 | 이창희 옮김 | 마음터 출판]



                            잠에서 깨며


                            눈을 뜨며 나는 미소를 짓는다
                            아직 쓰지 않은 스물두 시간이 내 앞에 있다
                            매 순간을 꽉 차게 살리라,
                            모든 존재를 자비심으로 바라보리라 다짐하노라



                            하루의 첫발자국을 디디며


                            땅 위를 걷는 일은
                            기적이다!
                            조심스레 내딛는 발자국마다
                            놀라운 법신이 드러난다



                            창문을 열며


                            창문을 열며
                            법신을 내다본다
                            삶은 얼마나 놀라운지!
                            매 순간 깨어 있으니
                            마음이 조용한 강처럼 맑아진다



                       



                            수돗물을 틀며


                            높은 산의 샘에서 물이 솟아난다
                            땅 속 깊은 곳에서도 물이 흐른다
                            기적처럼 물은 우리에게 다가와서
                            모든 생명을 살게 해주노라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숨을 들이쉬며 몸을 고요히 하고
                            숨을 내쉬며 미소를 짓는다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최고의 순간임을 깨닫는다


오늘날처럼 바쁜 세상에서 가끔
의식적으로 숨을 쉴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큰 행운이다.
깨어 있는 상태에서 숨을 쉬면 몸이 고요해지고
정신이 집중되며 기쁨과 평화, 편안함이 찾아온다.
명상을 위해 앉아 있을 때,
아니면 하루 중 아무 때라도 의식적인 호흡을 할 수 있다.
그와 동시에 호흡하면서 이 게송을 읊으면 된다.

'숨을 들이쉬며 몸을 고요히 하고'

이 첫 행을 소리내어 읊는 것은 
마치 샘물 한 잔을 마시는 것과도 같다.
시원하고 신선한 느낌이 온몸에 퍼져가는 것이 느껴진다.
숨을 들이쉬며 이 게송을 읊으면
실제로 몸과 마음이 고요해지는 느낌이 든다.

'숨을 내쉬며 미소를 짓는다.'

이렇게 읽음과 동시에 미소를 지으면
얼굴의 수많은 근육이 이완되며 내가 나 자신의 주인이 된다.
그래서 부처와 보살들이 항상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이다.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여기 앉아 있는 동안 나는 다른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여기 앉아 있고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안다.

'최고의 순간임을 깨닫는다.'

편안하고 느긋하게 앉아서 우리의 호흡, 진정한 본질 등
우리 자신에게로 돌아가는 것은 기쁜 일이다.
우리는 이러한 순간을 즐길 수 있다.
스스로 이렇게 물어보아도 된다.

'지금 당장 평화와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면 언제나 되어야
평화와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까? 내일? 아니면 모레?
무엇 때문에 나는 지금 이 순간 행복하지 못할까?

호흡에 주의를 기울이며 이렇게 말해도 된다.

'고요해지고 미소 짓는다, 지금 이 순간이 최고의 순간이다.'

초심자든 경험 많은 수련자든 상관없이 모두 이 방법을 쓸 수 있다.
이 방법은 수련에서 아주 핵심적이기 때문에 
40~50년씩 수련한 사람들 가운데도 여전히 같은 방법을 쓰는 사람들이 많다.
입출식념경에서 부처님은 호흡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데
도움을 주는 열여섯 가지 방법을 제시하셨다.
이 게송은 이 많은 방법들을 압축한 것이다.
역시 이 방법을 압축한 것으로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숨을 들이쉬며 내가 들이쉬는 것을 안다
숨을 내쉬며 내가 내쉬는 것을 안다
들이쉬는 숨은 점점 깊어지고
내쉬는 숨은 점점 느려진다
숨을 들이쉬면 고요해지고
숨을 내쉬면 느긋해진다
들이쉬며 미소 짓고
내쉬며 내려놓는다
들이쉬며 지금 이 순간이
내쉬며 최고의 순간임을 깨닫는다

위의 글은 다시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들이쉬고, 내쉬고.
깊게, 느리게.
고요하고, 느긋하게.
미소 짓고, 내려놓는다.
지금 이 순간, 최고의 순간.

이것을 실천하기는 아주 쉽다.
앉아 있을 때나 걸으면서, 아니면
서 있거나 어떤 활동을 하면서도 할 수 있다.

먼저 '들이쉬고, 내쉬고'를 연습한다.
들이쉬면서 마음속으로 '들이쉰다'고 말함으로써
숨 쉬고 있다는 인식을 일깨운다.
내쉴 때는 속으로 '내쉰다'고 말함으로써
숨이 나간다는 사실을 인식한다.
'들이쉰다'와 '내쉰다'라는 말은 
지금 이 순간의 호흡으로 스스로를 데려오는 길잡이가 된다.
이렇게 '들이쉬고, 내쉬고'를 반복하다 보면
마음이 평화롭고도 분명하게 집중되는 것이 느껴진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이 과정을 즐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 다음번 숨을 들이쉬면서 '깊이'라고 말하고
내쉬면서는 '천천히'라고 말한다.
의식적으로 호흡하면 호흡이 더 깊고 느려진다.
다른 특별한 노력은 필요 없다.
그저 나의 호흡이 더 깊고 느리며
더 평화롭고 안락하다는 사실을 느끼기만 하면 된다.

'깊이, 느리게, 깊이, 느리게'를 반복하다 보면
그 다음 단계인 '고요하고, 느긋하게'로 넘어가고 싶어진다.

'고요'라는 단어는 경전의 다음과 같은 가르침에서 왔다.

"나는 숨을 들이쉬고 있으며
온몸의 활동을 고요하고 평화롭게 만들고 있다.
나는 숨을 내쉬고 있으며
온몸의 활동을 고요하고 평화롭게 만들고 있다."

여기서 '몸'은 '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이 수련을 하는 과정에서 몸과 마음이 하나기 되기 때문이다.

숨을 내쉬면서 '느긋하게'라고 말한다.
느긋함이란 쫓기지 않는 느낌이며, 자유로운 느낌이다.
우리의 시간은 호흡과 호흡을 즐기는 것에만 바쳐져 있다.
가볍고 자유로우며 편안한 느낌이 든다.
지금 이 순간의 호흡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으며,
그래서 그저 호흡 수련을 즐길 뿐이다. 느긋함이라는 느낌은
불교에서 깨달음을 이루는 일곱 가지 요소 중 하나이다.

'고요하고, 느긋하게'의 단계를 지나면
'미소 짓고, 내려놓는다'로 넘어간다.
숨을 들이쉴 때 큰 기쁨이 느껴지지 않더라도 미소는 얼마든지 지을 수 있다.
그러나 기쁨을 느끼지 않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이런 식으로
호흡을 수련해왔기 때문에 이미 마음에 기쁨과 평화가 들어섰기 때문이다.
미소를 지으면 기쁨과 평화는 더욱 확고해지고 긴장이 사라진다.
이것은 마치 '입술 요가' 같은 것이다.
우리는 누구에게나 미소를 짓는다.

숨을 내쉬면서는 '내려놓는다'고 말한다.
이런 저런 계획이나 걱정을 내려놓고 그냥
나 자신이 되어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이 최고의 순간이다!'
살아 있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음식을 내놓으며


                  이 음식 속에
                  뚜렷이 보인다
                  내 생명 떠받치는
                  온 우주의 존재가





이 게송을 읊으면 
우리의 삶과 살아 있는 모든 종의 삶이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듯, 
모든 것이 상호의존하면서 함께 발생한다는 원칙을 깨닫는 데 도움이 된다.

먹는 일은 아주 심오한 수행이다. 
손수 밥을 지어 먹을 때든 누군가가 차려주는 밥을 먹을 때든 
음식을 바라보면서는 언제나 미소를 지어라.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이 기적 : 틱낫한 지음 오다 마유미 그림 이창희 번역 마음터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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